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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하이든과 레닌그라드 이형진 2010.02.26 69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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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일시2010-02-25 오후 08:00
공연장소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월 25일 목요일

서울시향 익스플로러 시리즈 2번째 공연을 맞이 하러 예당으로 향했다.

지난 1월 관람했던 신년 음악회에 이은 2번째 발걸음.


안개비 내리는 상큼한 봄날

월급날의 즐거움과 봄 내음의 가득함이 설레임을 더해줬다.


케이블 채널에서 서울시향의 연주를 즐겨보곤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바이올린 세컨 수석 '임가진'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연주도 물론 훌륭하고 스포르잔도의 정열적인 움직임도 매혹적이지만.

단언컨데, 전 세계 연주자 중에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연주하는 연주자이리라....

학창시절 연예인을 좋아해본 적도 없는데

뒤늦게 연주자의 팬이 되었다. ^^


그래서

무대 등장할때 제일 먼저 그분이 언제 나오시나 눈여겨 보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스트링 파트 첫번째로 무대에 입장. ^^

왠지 좋은 연주회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레파토리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R. Strauss, Till Eulenspiegels lustige Streiche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D장조
Haydn, Cello Concerto No. 2 in D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Shostakovich, Symphony No. 7 "Leningrad"


인터미션을 사이에 두고 레파토리의 대비가 극명한 연주회다.



오늘의 지휘자 스테판 에즈버리.

프로필 사진에선 다소 무뚝뚝하고 무서운 분위기였지만

연주회에선 그 모든것을 온 몸으로 풀어내는 지휘자처럼 보였다.


첫곡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R. Strauss, Till Eulenspiegels lustige Streiche

연주하기 무척 까다로운 곡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 악장으로 나선 Wayne Lin의 솔로도 인상 깊었고, 무난하고 흐름있게 연주 되었다.


두번째 곡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D장조
Haydn, Cello Concerto No. 2 in D

오늘 연주회의 큰 특색중 하나를 꼽자면

첼로수석 '주연선'의 첼로 협주곡 연주인데

입단부터 '시향 내 세자매 단원...', '대단한 첼로 수석' 등의 소문이 자자해서 기대가

컸다.


연주회장 밖 너무나 싱그러웠던 날씨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멜로디의 전주에 이어

작은 체구에 야무지게 연주하던 평소 모습대로 독주를 풀어나갔다.


1악장에선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으나

연주가 깊어질수록

협연자와 지휘자 그리고 교향악단 단원들의 안정감이 더해갔다.


카덴짜 부분은 독주자의 기량을 한껏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금전에 시작한것 같았는데 금방 곡이 끝나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앵콜이라도 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몇번에 커튼콜 뒤에 훌쩍~ 자리를 뜨는 악장이 약간 원망스러웠다.


인터미션때 집에서 가져온 월간 SPO를 폈다.

쇼스타코비치 레닌그라드... 연주시간 73분....


평소 생각하던 쇼스타코비치 심포니의 이미지는 혁명과 전쟁

장장 70여분에 걸친 긴장을 이겨낼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같이 온 옆 concert mate도 지레 겁먹고 2부 보지말고 같이 도망갈까 잠시 망설였다.

...

70분 뒤에 다시 생각했다.

아까 갔으면 정말 아까운 연주 놓칠뻔 했다고...


1악장 도입부도 흥미롭고 볼레로 리듬의 부분의 안정된 타악기 연주에 맞춘 변화무쌍한

바리에이션.

사람은 한 사람인데 구령에 맞춰 주기적으로 셀카를 찍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악장이 거듭될수록 매혹적인 선율 주제들이 지루하지 않게 끌어준다.

거의 100명이 되는 연주자들...

특이 오늘 연주에선 관파트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찬란하게 빛나는 트롬본을 필두로 호른,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까지

저마다 개성있고 섬세한 연주가 돋보였다.

특히, 전체적으로 박지은 풀룻 수석의 연주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처음엔 몰라봤는데 헤어스타일을 바꾸신듯.... ^^)


같이 간 concert mate는 비올라 수석 Hung-Wei Huang의 연주에 포옥 빠졌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그의 리드로

비올라 전 파트가 돋보였다고.....



4악장 피날레 전에 느린 표제음악적인 부분이 듣는 사람을 지치게 하는 면이 있었으나

그에 대비되는 마무리가 대조적이어서 더 괜찮지 않았나 싶다.

자리의 탓인지 저음파트가 붕붕 울리게 들리는게 좀 아쉬웠다.
(다음엔 좀 더 좋은 자리로 앉아봐야겠다.)

마치, 사우나에서 오랜동안 견디다가 시원한 청량음료를 마신듯한 느낌.

연주를 마치고 땀에 흠뻑 젖은 지휘자의 초췌한 모습.

얼마나 혼신을 다했는지 말해줬다.


하루가 지난 지금 책상 앞에 앉아 던킨 커피를 마시며

어제 연주되었던 하이든 첼로 협주곡을 듣는다.


이제 이 곡을 들을때마다 그 좋았던 봄 밤을 기억할듯 하다.

서울시향의 다음 연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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